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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난연은 “불이 붙지 않게 만드는 기술”로 단순화되기 쉽지만, 실제 제품 설계에서는 훨씬 복잡합니다. 난연을 올리면 연기(smoke), 드립(dripping), 기계 물성, 가공성, 비용, 규제(할로겐 제한)까지 동시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연 설계의 핵심은 한 가지 수치(예: UL94 등급)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목표 제품의 사용 환경과 규격을 기준으로 “연소 거동 + 연기 + 드립 + 기계 물성 + 공정성”을 함께 균형 잡는 것입니다.
이 글은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1) 할로겐/무할로겐 난연의 큰 그림, (2) 인계/질소계/무기계 난연 메커니즘, (3) 연기·드립·물성의 트레이드오프, (4) 제품군별 선택 로직, (5) 현장 사례·체크리스트·FAQ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 난연 평가 지표(UL94, LOI 등)부터 정확히 잡기
- 난연 메커니즘 3가지: 기상 억제, 응축상(차) 형성, 냉각/희석
- 할로겐 난연: 장점과 리스크(연기/부식/규제)
- 무할로겐 난연: 인계/질소계/무기계의 역할 분담
- 연기·드립·기계물성: 왜 항상 함께 흔들리는가
- 수지별 난연 전략 힌트: PP/PE, PA, PC/ABS 등
- 현장 사례 3개: 등급은 맞는데 불량이 생기는 이유
- 체크리스트: 난연 컴파운딩/등급 변경 시 바로 점검
- FAQ
1) 난연 평가 지표(UL94, LOI 등)부터 정확히 잡기
난연 설계는 “어떤 시험에서 어떤 조건으로 합격해야 하는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같은 난연이라고 해도 시험 방법과 두께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UL94: 수직(V) 또는 수평(HB) 연소 시험으로 V-0, V-1, V-2 등급을 부여합니다. 드립 여부(점적) 영향이 큽니다.
- LOI(한계산소지수): 연소가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산소 농도(%)로, 숫자가 높을수록 난연성이 좋은 경향을 보여줍니다.
- 글로우 와이어(GWIT/GWFI): 전기·전자 제품에서 열원 접촉 상황을 모사하는 시험으로, 재료의 착화/자소 특성을 봅니다.
- 연기/독성 평가: 적용 산업(건축, 철도 등)에 따라 연기 밀도와 유해가스 요구가 별도로 붙기도 합니다.
실무 포인트는 “목표 등급 + 제품 두께 + 실제 사용 조건(열원 형태, 환기, 반복 노출)”을 동시에 정리한 뒤 난연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2) 난연 메커니즘 3가지: 기상 억제, 응축상(차) 형성, 냉각/희석
난연제는 작동 위치와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 메커니즘으로 이해하면 정리가 빠릅니다.
- 기상 억제(gas-phase inhibition): 연소 반응 라디칼을 억제해 불꽃을 약화시키는 방식
- 응축상 차(탄화층) 형성(condensed-phase charring): 표면에 탄화층/보호막을 만들어 열과 산소 유입을 막는 방식
- 냉각/희석(cooling/dilution): 분해 시 물, CO2 등으로 열을 빼앗고 가연성 가스를 희석하는 방식
많은 난연 시스템은 한 가지 메커니즘만 쓰기보다, 2~3개를 조합해 목표 성능(특히 UL94 V-0 같은)을 달성합니다.
3) 할로겐 난연: 장점과 리스크(연기/부식/규제)
할로겐(주로 브롬, 염소) 계열 난연은 기상 억제 메커니즘에서 효율이 높아, 비교적 낮은 첨가량으로도 난연 등급을 달성하기 쉬운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안티몬계 보조제와 함께 쓰이는 조합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적용 시에는 다음 리스크를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 연기 및 부식성 가스: 연소 시 부식성/유해가스 및 연기 이슈가 커질 수 있음
- 규제/시장 요구: 제품군에 따라 할로겐 프리 요구가 강함(특히 일부 전기·전자/케이블/건축)
- 금속 부식/신뢰성: 장기 사용에서 금속 부품과의 상호작용, 잔류물 영향 등을 검토해야 함
결론적으로 할로겐 난연은 “효율”은 강점이지만, “연기/규제/부식 리스크”까지 포함해 선택해야 합니다.
4) 무할로겐 난연: 인계/질소계/무기계의 역할 분담
4-1. 인계 난연(Phosphorus-based)
인계 난연은 응축상 차 형성(탄화 촉진) 또는 기상 억제에 기여하는 유형이 있습니다. 특히 팽창형 난연(intumescent flame retardant, IFR) 시스템에서는 인계 성분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인계 난연은 수지 종류에 따라 상용성, 가수분해 안정성, 고온에서의 이행/블루밍 등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등급 설계와 공정 조건이 중요합니다.
4-2. 질소계 난연(Nitrogen-based)
질소계는 단독으로 쓰이기보다 인계와의 시너지로 많이 활용됩니다. 발포·팽창을 돕고, 탄화층 형성에 기여해 “차(보호막)” 품질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팽창형 난연에서 ‘팽창(폼)’의 안정성과 균일성이 난연 성능뿐 아니라 드립 억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3. 무기계 난연(Inorganic): ATH/MDH 중심
대표적으로 수산화알루미늄(ATH)과 수산화마그네슘(MDH)은 열분해 시 물을 방출해 냉각/희석 메커니즘을 제공하고, 잔류 산화물은 보호층 형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높은 충전량이 필요해(수지/목표 등급에 따라 다름) 기계 물성 저하, 점도 상승(가공성 저하), 비중 증가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5) 연기·드립·기계물성: 왜 항상 함께 흔들리는가
5-1. 드립(dripping)은 UL94에서 ‘결정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PP/PE 같은 폴리올레핀은 용융 시 점도가 낮아지고 녹아 떨어지는 드립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UL94 수직시험에서는 점적이 등급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난연 설계는 “불꽃 억제”뿐 아니라 “드립 억제”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드립 억제는 탄화층 형성(팽창형), 점도/용융 강도 조정, 섬유/충전재 활용 등과 연결됩니다.
5-2. 연기(smoke)는 재료 선택보다 ‘연소 경로’의 영향이 크다
연기는 연소 시 생성되는 미세 입자/불완전 연소 생성물과 관련이 깊습니다. 난연 메커니즘에 따라 불꽃이 약해지는 대신 연기가 늘거나, 반대로 차 형성으로 연소가 억제되어 연기까지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품군에 따라 연기 요구가 핵심이면, 난연 등급과 연기 성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조합을 먼저 좁혀야 합니다.
5-3. 기계 물성은 ‘첨가량’과 ‘계면’에서 무너진다
난연제는 대체로 수지에 “충전재”처럼 들어가기 때문에 함량이 올라갈수록 인장/충격이 떨어지거나, 취성이 커지거나, 피로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난연제가 수지와 상용성이 낮으면 분산이 나빠져 강도 저하와 외관 불량(스팟, 스트릭)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난연 컴파운딩에서는 분산(혼련)과 계면(커플링/상용화) 전략이 물성 유지의 핵심입니다.
6) 수지별 난연 전략 힌트: PP/PE, PA, PC/ABS 등
6-1. PP/PE(폴리올레핀)
- 핵심 과제: 드립 억제 + 목표 난연 등급 확보
- 전략 힌트: 팽창형 난연(인계+질소계 시너지) 또는 무기계(ATH/MDH) 기반, 필요 시 분산/계면 보강
6-2. PA(폴리아미드)
- 핵심 과제: 수분/가수분해 환경, 전기적 요구(트래킹 등), 강성 유지
- 전략 힌트: 인계 난연의 적용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 안정성과 물성 유지(특히 충격)를 함께 설계
6-3. PC/ABS 등 엔지니어링 블렌드
- 핵심 과제: 난연 + 충격 + 외관 + 가공성 동시 만족
- 전략 힌트: 난연 시스템 선택뿐 아니라 블렌드 상용화/분산 품질이 결과를 좌우
7) 현장 사례 3개: 등급은 맞는데 불량이 생기는 이유
사례 1. UL94는 통과했는데 충격이 급락
- 문제: 난연 등급은 만족하지만 낙하/충격에서 파손 증가
- 가능 원인: 난연제 고함량으로 인한 취성 증가, 분산 불량(큰 입자)로 균열 기점 생성
- 해결 방향: 난연제 타입/입도/표면처리 재검토, 분산 향상(혼련 조건/커플링), 충격 보강(개질)과의 밸런스 설계
사례 2. 드립이 심해져 V-0가 V-2로 떨어짐
- 문제: 불꽃은 빨리 꺼지는데 점적이 발생해 등급 미달
- 가능 원인: 폴리올레핀 용융 점도/강도 부족, 차(탄화층) 형성이 약함
- 해결 방향: 팽창형 난연 설계(차 강화), 용융 강도 보강(등급/블렌딩), 공정 조건(열이력)으로 차 형성 방해 요소 제거
사례 3. 외관 스팟/스트릭과 성형 불량 증가
- 문제: 표면에 점/줄무늬, 은줄, 유동 자국 증가
- 가능 원인: 난연제 상용성 부족으로 응집, 휘발분/수분, 혼련 불충분
- 해결 방향: 원료 건조 및 휘발분 관리, 분산 개선(스크류 구성/전단), 난연제 표면처리·상용화제 적용 검토
8) 체크리스트: 난연 컴파운딩/등급 변경 시 바로 점검
- 목표 규격이 UL94만인지, 연기/독성/글로우와이어까지 포함인지 확정했는가
- 제품 두께 조건에서 등급이 유지되는지(두께 의존성) 확인했는가
- 폴리올레핀 계열이면 드립 억제 전략(차 형성/용융 강도)을 포함했는가
- 난연제 함량 증가로 인한 충격/취성 저하를 예상하고 보완책을 준비했는가
- 분산 불량(응집)이 외관/강도에 미치는 영향을 SEM/현미경 등으로 확인했는가
- 수분/휘발분/열이력이 난연 성능과 불량(기포, 은줄)에 영향을 주는지 점검했는가
- 금속 부품, 전기적 신뢰성, 장기 내구(열노화)까지 평가 범위를 잡았는가
FAQ
Q1. 할로겐 난연이 무조건 나쁜 선택인가요?
아닙니다. 낮은 첨가량으로 높은 난연 효율을 얻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연기/부식/규제 요구까지 포함해 제품군에 맞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Q2. 무기계 난연(ATH/MDH)은 왜 물성이 떨어지기 쉬운가요?
높은 충전량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수지의 연속성이 깨지고, 계면 결합이 약하면 균열 기점이 늘어 취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분산, 입도, 표면처리, 커플링 전략이 물성 유지의 핵심입니다.
Q3. UL94에서 드립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수직시험에서는 점적이 아래의 면화에 착화시키는지 여부가 등급에 직접 반영됩니다. 특히 폴리올레핀처럼 쉽게 녹는 재료에서는 불꽃 억제만으로는 부족하고 드립 억제(차 형성/용융 강도)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Q4. 난연을 올리면서 연기도 줄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응축상 차 형성이 잘 되면 연소 자체가 억제되어 연기도 줄어드는 방향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은 불꽃을 약화시키는 대신 불완전 연소로 연기가 늘 수 있어, “난연 등급 + 연기 요구”를 동시에 만족하는 조합을 목표로 설계해야 합니다.
Q5. 난연 컴파운딩에서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은 무엇인가요?
목표 시험 조건(두께/규격)을 정확히 잡지 못한 채 첨가량만 올려 물성을 망치거나, 분산/수분/열이력 관리 실패로 난연 성능과 외관이 동시에 무너지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시험 요구와 공정 변수를 먼저 고정하고, 그 안에서 최적 조합을 찾는 접근이 실패를 줄입니다.
난연 설계는 “어떤 난연제를 쓰느냐”보다 “어떤 균형을 목표로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할로겐/무할로겐의 선택, 인계·질소계·무기계 조합, 연기·드립·기계물성 트레이드오프를 제품 요구조건과 시험 조건에 맞춰 구조적으로 정리하면, 난연 등급만 맞추고 나머지는 무너지는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