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E(열가소성 엘라스토머)는 “고무처럼 탄성이 있으면서도, 플라스틱처럼 사출/압출로 생산이 쉬운” 재료군입니다. 고무는 가황(가교) 공정이 필요해 생산성과 재활용성이 불리한 경우가 많지만, TPE는 열가소성이기 때문에 공정 단순화, 사이클 타임 단축, 스크랩 재사용(조건부), 다색/이종재 오버몰딩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TPE가 한 종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고무 느낌”이라도 SEBS, TPU, TPO, TPV는 재료 구조가 달라 내열/내한, 내유/내화학, 내마모, 압축영구변형(Compression set), 촉감, 접착성(오버몰딩), 비용이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선택은 감이 아니라 “사용 조건과 실패 모드”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이 글은 현장에서 바로 쓰는 선택 흐름으로 구성했습니다. (1) TPE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10개 질문을 먼저 던지고, (2) SEBS/TPU/TPO/TPV를 핵심 물성 관점으로 비교한 뒤, (3) 적용 분야별 추천 로직과, (4) 마지막에 체크리스트와 FAQ로 마무리합니다.
목차
- TPE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10가지
- 4대 TPE 한눈 비교: SEBS vs TPU vs TPO vs TPV
- SEBS: 촉감/가공성/오버몰딩에 강한 범용 TPE
- TPU: 내마모/강도/내유에 강하지만 수분·가수분해를 주의
- TPO: 저비용·내후성에 유리한 올레핀계 탄성체
- TPV: 고무에 가까운 복원력/압축영구변형을 원하는 경우
- 적용 분야별 선택 로직(실무 버전)
- 적용 체크리스트(사양서/시험/양산 검증)
- FAQ
1) TPE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10가지
TPE는 “탄성”만 보고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래 10가지를 먼저 정리하면 후보군이 빠르게 좁혀집니다.
- 사용 온도 범위: 저온 유연성(내한)과 고온 형태 유지(내열)
- 하중/변형 형태: 반복 굽힘 vs 압축 씰링(압축영구변형)
- 내유/내화학 요구: 윤활유, 연료, 세정제, 알코올, 산/알칼리 노출
- 내마모/스크래치: 마찰, 롤러, 케이블 마모, 손잡이 마모
- 촉감/외관: 소프트터치, 저광택, 끈적임(블로킹), 오염
- 오버몰딩/접착: PP/PE/ABS/PC 등 기재 수지와의 접착성
- 규제/용도: 의료/식품접촉/휘발성/냄새(FOG) 요구
- 가공 방식: 사출/압출/캘린더/블로우, 사이클 타임, 금형 조건
- 경도 범위: Shore A/D 목표와 허용 공차
- 비용/공급 안정성: 단가, 최소주문, 로트 편차, 장기 공급
2) 4대 TPE 한눈 비교: SEBS vs TPU vs TPO vs TPV
아래 비교는 “대표 경향”입니다. 실제 물성은 등급(경도, 충전, 오일 확장, 난연, 내후 패키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SEBS(스티렌계, 보통 TPE-S): 촉감/가공성/오버몰딩이 강점, 내유·내열은 등급 의존
- TPU(폴리우레탄계): 내마모/강도/찢김저항 우수, 수분·가수분해/고온 습열에 취약한 등급 존재
- TPO(올레핀계): 내후성/저비용/경량에 유리, “고무 같은 탄성”은 TPV보다 약한 편
- TPV(가황 올레핀계): 압축영구변형/복원력/씰링에서 강점, 고무 대체 목적에 적합
3) SEBS: 촉감/가공성/오버몰딩에 강한 범용 TPE
SEBS 계열은 소프트터치, 착색, 사출성형성, 그리고 PP/PE 계열 기재와의 오버몰딩(등급 의존)에서 장점이 큽니다. 손잡이, 그립, 생활용품, 웨어러블 액세서리, 자동차 내장 소프트 파츠 등 “촉감+양산성”이 중요한 곳에서 자주 선택됩니다.
장점(대표 경향)
- 소프트터치 구현이 쉬움, 외관 품질 확보가 비교적 용이
- 사출/압출 가공성이 좋고 불량 대응이 쉬운 편
- PP계 기재와 조합 시 오버몰딩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등급이 많음
주의점
- 오일 확장형 등급은 끈적임, 이행(블리딩), 냄새 이슈가 생길 수 있음
- 내유/내화학은 등급 편차가 커서 실제 유체(세정제/알코올/오일)로 확인 필요
- 고온에서 압축영구변형이 요구되면 TPV가 더 유리한 경우가 많음
4) TPU: 내마모/강도/내유에 강하지만 수분·가수분해를 주의
TPU는 “튼튼한 탄성체”가 필요할 때 강력한 선택지입니다. 내마모, 인장강도, 찢김저항이 좋고, 케이블, 호스, 휠, 롤러, 보호커버, 산업용 부품에 자주 쓰입니다. 다만 TPU는 화학구조(에스터계/에테르계 등)와 사용 환경(습열, 물)에 따라 내구성 차이가 크게 납니다.
장점(대표 경향)
- 내마모/찢김저항 우수(마찰이 큰 부품에 강점)
- 인장강도/내구성이 좋아 얇게 설계하기 유리한 경우가 있음
- 오일/그리스 환경에서 유리한 등급이 많음(등급 확인 필요)
주의점
- 습열/물 환경에서 가수분해 리스크가 있는 등급이 있어 용도별 선택이 중요
- 가공 전 건조 조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기포/은줄/물성 저하가 발생할 수 있음
- 일부 등급은 저온 충격/유연성에서 다른 TPE 대비 불리할 수 있어 실제 조건 시험 필요
5) TPO: 저비용·내후성에 유리한 올레핀계 탄성체
TPO는 올레핀(주로 PP 계열) 기반의 탄성체로, 내후성, 경량, 비용 경쟁력이 장점입니다. 자동차 외장/내장 일부, 산업용 커버, 대형 사출·압출 부품에서 “충분한 탄성 + 비용”이 중요할 때 선택됩니다.
장점(대표 경향)
- 비용 경쟁력, 경량(저밀도) 방향
- 올레핀 기반이라 내후/내수 환경에서 안정적인 등급이 많음(패키지 의존)
- PP 계열과의 재활용/동일계열 설계 전략에 유리한 경우가 있음
주의점
- 고무 같은 복원력/씰링 성능이 핵심이면 TPV가 더 적합할 수 있음
- 접착/도장/인쇄는 폴리올레핀 특성상 표면처리 요구가 생길 수 있음
6) TPV: 고무에 가까운 복원력/압축영구변형을 원하는 경우
TPV는 “동적 가황(Dynamic vulcanization)”으로 미세한 가황 고무상이 열가소성 매트릭스에 분산된 구조를 가집니다. 이 구조 덕분에 일반 TPE보다 고무에 가까운 복원력과 압축영구변형 성능을 기대할 수 있어 씰, 가스켓, 방진, 덕트, 웨더스트립 같은 자동차/산업 씰링 분야에서 많이 쓰입니다.
장점(대표 경향)
- 압축영구변형(Compression set)에서 유리한 등급이 많음
- 씰링/가스켓 등 “눌렸다가 돌아오는” 용도에 적합
- 열가소성 공정으로 생산성이 좋고, 조립/오버몰딩 적용 폭이 넓음(기재/등급 의존)
주의점
- 표면 촉감/외관은 SEBS가 더 유리한 경우가 많음
- 초고내마모가 핵심이면 TPU가 더 적합할 수 있음
7) 적용 분야별 선택 로직(실무 버전)
7-1. 손잡이/그립/소프트터치(생활용품, 내장재)
- 우선 후보: SEBS
- 체크: 끈적임/이행, 냄새, 오염, 표면 스크래치
- 오버몰딩 기재가 PP면 SEBS 계열 등급 매칭이 유리한 경우가 많음
7-2. 케이블/호스/보호커버(마모·강도 중심)
- 우선 후보: TPU
- 체크: 건조 조건, 습열/가수분해 환경(물, 고온다습), 오일/연료 노출
7-3. 자동차 대형 부품/커버(비용·내후 중심)
- 우선 후보: TPO
- 체크: 내후 패키지, 저온 충격, 도장/접착 요구
7-4. 씰/가스켓/방진(압축영구변형 중심)
- 우선 후보: TPV
- 체크: 압축영구변형 시험 조건(온도/시간/압축률), 장기 크리프, 유체 노출
8) 적용 체크리스트(사양서/시험/양산 검증)
- 온도: 사용 온도 범위(저온/고온)와 노출 시간(단시간/장시간)을 명확히 했는가
- 하중: 압축(씰링)인지, 인장/굽힘 반복인지, 마찰 접촉인지 분류했는가
- 압축영구변형: 목표 값과 시험 조건(온도, 시간, 압축률)을 스펙으로 고정했는가
- 내유/내화학: 실제 접촉 유체(오일, 연료, 세정제, 알코올)를 대상으로 팽윤/경도변화/강도변화를 봤는가
- 오버몰딩: 기재 수지(PP/PE/ABS/PC 등)와 접착 시험(박리강도)을 확인했는가
- 가공: 사출/압출 조건, 건조 필요 여부(TPU), 금형 온도/사이클 타임을 양산 범위로 잡았는가
- 외관: 끈적임, 블로킹, 오염, 스크래치, 색상 안정성(내후)을 시험했는가
- 냄새/FOG: 자동차/실내 적용이면 냄새·휘발 성분 요구를 확인했는가
- 로트 편차: 경도/점도 편차가 공정과 감성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는가
- 대체재: 고무(EPDM, NBR 등) 대체 시 목표 성능을 동일 시험법으로 맞췄는가
FAQ
Q1. “촉감 좋은 그립”이면 무조건 SEBS인가요?
가장 흔한 선택이 SEBS이긴 하지만, 내마모/내유/내열 요구가 강하면 TPU나 TPV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촉감만 보면 성공해도, 실제 사용 환경에서 끈적임(이행)이나 오염이 생기면 실패가 되므로 사용 조건을 먼저 고정해야 합니다.
Q2. 씰링(가스켓)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은 무엇인가요?
압축영구변형(Compression set)이 핵심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실제 조건은 온도/시간/압축률에 민감하므로, “표준 조건”이 아니라 “실사용 조건”에 맞춘 시험으로 비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TPU는 왜 건조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수분이 남아 있으면 가공 중 기포/은줄 같은 외관 불량이 생기거나, 물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TPU는 등급과 공정 조건에 따라 수분 민감도가 다르므로 건조 조건을 사양서대로 관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Q4. TPO와 TPV는 뭐가 가장 큰 차이인가요?
실무에서는 “씰링/복원력/압축영구변형”에서 TPV가 더 고무에 가깝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로 체감됩니다. 반면 비용/경량/대형 부품 적용성에서는 TPO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5. 오버몰딩 접착은 재료만 바꾸면 해결되나요?
재료(등급) 매칭이 핵심인 경우가 많지만, 금형 온도, 사출 순서, 표면 오염, 기재 수지의 결정화 상태 등 공정 변수도 접착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소재 선택과 함께 공정 조건 범위까지 같이 잡아야 합니다.
TPE 선택은 “어느 게 더 좋다”가 아니라 “어느 실패 모드를 피해야 하는가”로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촉감 중심이면 SEBS, 내마모/강도 중심이면 TPU, 비용·내후 중심이면 TPO, 씰링/압축영구변형 중심이면 TPV가 출발점이 됩니다. 그 다음은 반드시 실제 사용 환경(온도, 하중, 유체, 시간)으로 시험을 설계해 등급을 좁히는 방식이 양산 리스크를 가장 크게 줄입니다.